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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보이지 않던 시간 끝에, 다시 일상을 회복하다
[구영환(가명)씨 사진]
구영환(가명) 씨는 올해
60세가 된 장년 단독세대입니다.
11살 무렵부터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구 씨는 학교 대신 거리에서
구두를 닦고 신문을 팔며 생활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하면서 한글을 배우지 못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글을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이후 주물공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생계를 유지했지만, 작년 회사의
경영 악화로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구직활동을 이어갔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생활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구영환(가명)씨 사진]
구 씨에게는 도움을 요청할 가족도, 주변 지지체계도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형과 동생과도 연락이 끊긴 상태였습니다.
당시 구 씨는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백내장까지 악화되면서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낮과 밤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력이 떨어져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만 보내고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병원 진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식사를 챙기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구 씨는 올해 2월에 맞춤형급여 대상자로 책정되어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구 씨의 주거 사진]
구 씨는 오랫동안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었지만 글을 읽지 못하는 데다 시력까지 거의 잃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집으로 오는 우편물이나 연락 내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우편물이 와도 읽어달라고 부탁할 사람이
없었고, 그렇게 확인하지 못한 우편물들은 방안에 계속 쌓여갔습니다.
그 사이 월세와 관리비 체납도 함께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증액된 보증금까지 모두 해결하지 못할 경우 명도소송 이후 바로 퇴거가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늦게 알게 된 구 씨는 갑작스럽게 닥친 퇴거 위기에 막막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기관에 도움을 요청해 일부 체납금은 해결했지만, 여전히 170만원 이상의 체납액이 남아있었고, 생계급여로 생활하던 구 씨에게는
이를 감당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구 씨의 주거 사진]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집에서 나가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은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낯선 곳에서 다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커져만 갔습니다.
구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러다가 이제 노숙을 하겠구나 싶어 너무 두려웠습니다.”
SOS위고는 구 씨의 체납 임대료 지원을 통해 퇴거 위기를 막고, 계약 갱신이 가능하도록 지원했습니다.
동행정복지센터도 함께 협력하여 체납 문제를 해결했고, 구 씨는 생계급여를
아껴 직접 증액보증금을 마련하며 계약을 갱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지원을 통해 구 씨는 최소 2년 동안 현 거주지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 씨는 무엇보다 “당장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큰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양안 백내장 수술을 진행한 구 씨]
이후 구 씨는 양안 백내장 수술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사회사업팀과
연계하여 검사비와 수술비를 지원받았고, 수술 이후 시력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앞을 제대로 본 것이 거의 1년 만이었던 구 씨는 수술 이후 너무
기쁜 마음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병원 복도를 계속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던 구 씨는 “눈이 다시 보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현재는 돌봄서비스와 요양보호서비스를 통해 식사와 청소, 빨래, 외출 동행 등의 지원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생활환경도 훨씬 안정된
상태로 변화했습니다.
구 씨는 최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주기적으로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식사를 함께하며, 혼자 지내던 이전과는 다른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당뇨 문제로 바로 근로를 시작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건강을
회복하고 3개월 후에는 자활근로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한글 공부를 시작한 구 씨]
또한 오는 6월부터는 평생교육원을 통해 한글 교육도 받게 됩니다.
11살부터 생계를 위해 일하느라 배우지 못했던 글을 이제야 처음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구 씨는 “이제는 혼자서만 버티는 게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SOS위고와 지역사회의 연결은 퇴거 위기 앞에 놓여 있던 한 사람이
다시 삶을 지켜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SOS위고와 함께 소외된 이웃들에게 힘이 되어주세요. * 본 사연과 사진은 이랜드복지재단이 사례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SOS위고 문의: 02)264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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