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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뒤에 숨었던 집, 다시 세상을 향해 문을 열다"

[김성락(가명)씨의 집 진입로] 대나무가 울타리처럼 빽빽하게 둘러싼 집이 있었습니다. 밖에서는 사람이 산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 안에서 김성락(가명)씨는 오랫동안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대나무가 무성한 진입로]
김 씨는 4년 전 교통사고로 하지를 크게 다쳤습니다. 박스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던 일상은 사고와 함께 멈췄습니다.
오른쪽 발부터 종아리까지 심하게 굽고 말라 있었지만, ‘부끄럽다’는 이유 하나로, 장애 진단도 어떤 공적 지원도 신청하지 않은 채 집 안에 머물렀습니다.
부부는 아내가 식당에서 알바를 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아내가 일을 나가면 남편은 하루 종일 집에 혼자 남았습니다. 라면 한 봉지로 하루를 버티는 날이 부지기수였고 사람을 만나는 일은 점점 더 없어졌습니다.
[김 씨의 집 전경] 김 씨가 살던 집은 보증금 없는 월세 30만 원짜리 집이었습니다. 집주인의 관리가 전혀 없어 수리도,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슬레이트 지붕 아래, 마당에는 옷가지가 널려 있었고 세면과 샤워는 마당에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선풍기 한 대로 견디며 세탁기조차 없어 손빨래를 하며 지냈습니다.
[마당 한 켠 간이 화장실]
화장실은 마당 한 켠에 용변을 본 뒤 대나무로 덮어두는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악취는 심해졌고, 이웃들의 민원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을 이장님이 방문하면서 늦게나마 세상과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과 세면실 설치에 필요한 비용은 약 540만 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기관이 모였습니다.
SOS위고는 분당우리교회를 연계하여 함께 주거비를 지원하였습니다. 지원을 계기로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이며 변화의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대나무를 정리한 진입로]
대나무를 모두 정리하고 장애가 있는 몸으로도 이동할 수 있도록 진입로에는 자갈을 깔았습니다.
꽉 막혀 있던 집 앞이 열리자 빛과 바람이 오랜만에 집 안까지 들어왔습니다.
[새로 설치한 화장실] 악취의 원인이던 화장실의 분뇨를 수거하고, 집 안에 화장실과 세면 공간을 새로 마련했습니다. 이제는 마당이 아닌, 사람답게 씻고 용변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환경이 바뀌자, 사람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변화는 공간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풀베기 작업을 하기 전날, 부부의 집을 다시 찾았을 때 남편은 목발을 짚은 채, 혼자 마당의 풀을 베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다는데 가만히 있기가 너무 미안해서요.”
대나무가 모두 정리된 마당을 바라보며 그는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김 씨 사진]
“그동안 너무 숨어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밖을 좀 보면서 살고 싶어요.”
대청소를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했을 때는, 이미 집 안의 쓰레기들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무기력하게 쌓아두고 살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사고 이후 집 안에만 숨어 있었는데 이제는 집에서 밖이 훤히 보여요. 다시 세상을 보는 느낌이에요.”
부부는 주거급여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남편은 장애인 등록을 위해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안내 받았습니다.
앞으로 전동휠체어 등을 통해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김 씨 감사후기 편지]
SOS위고는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위기가구에게 닫혀 있던 삶의 문을 다시 열어주었습니다.
대나무 뒤에 숨었던 집이 이제는 세상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SOS위고와 함께 소외된 이웃들에게 힘이 되어주세요.
* 본 사연과 사진은 이랜드복지재단이 사례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SOS위고 문의: 02)264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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