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를 오가는 아이, 골든타임의 기적”
올해 1월, 8살 현민이는 안산시 원곡동 집 근처에서 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미처 보행자를 보지 못한 차량이 현민이를 덮쳤습니다. 순식간에 차 밑으로 빨려 들어간 현민이의 작은 몸은 뒷바퀴에 끼인 채 15m를 끌려갔습니다.
사고 현장은 숨이 멎을 듯한 긴장감으로 가득했습니다.
현민이는 장 파열, 우측 대퇴골과 정강이 변형이라는 중상을 입은 채 긴급하게 119 소방 헬기에 실려 아주대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어 봉합술 등 긴급 수술을 여러차례 받았습니다. 전치 12주의 진단이었습니다.
[119로 이송되는 현민이]
그 날 이후 현민이의 가족은 하루하루가 전쟁이었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 가량 된 현민이의 동생을 안고 어머니는 병원에서 현민이에게 말했습니다.
“현민아 미안해, 현민아 사랑해.”
핏덩이를 안고 현민이를 간병할 수 없어, 엄마는 현민이가 버틸 수 있도록 애타게 기도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병원 복도에 홀로 서있는 아빠와 엄마의 표정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현민이는 병상 부족으로 안산 단원병원으로 전원되었지만,일주일에 한 번씩 아주대병원에 사설 구급차를 타고 이동해야했습니다.
연속된 수술, 사설 구급차로의 병원 이동, 간병비.. 왕복 구급차비만 26만원, 수술비와 치료비를 합치면 최소 3000만원 이상이 필요했습니다.
큰 금액 앞에서 재활치료는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가해자 역시 고려인 동포로, 책임보험만 가입하여 보상한도가 1500만원이 전부였습니다.
결국 형사조치로 이어졌고,모든 수술비용을 현민이 가족이 감당 했어야만 했습니다.
[병원에 입원 중인 현민이]
아버지는 일용직으로 한달에 250만원을 벌고, 어머니는 신생아 아기를 돌보느라 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현민이는 F4 비자를 가진 러시아 고려인 동포로, 3년전부터 이주민 시민연대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러시아 대안학교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현민이의 가족은 아무런 국가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주민센터나 여러 자원에 문을 두드려봐도, 그 누구도 현민이의 상황에 귀 기울여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현민이의 사연이 이주민시민연대를 통해 지역사회에 알려졌을 때,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곳이 있었습니다.
“골든타임 3일, 이랜드복지재단 SOS 위고”
현민이의 가족에게 500만원의 긴급 치료비가 가장 먼저 전달 됐을 때, 놀라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작은 물방울 하나가 떨어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물방울이 점점 커다란 파문을 만들기 시작했죠.”
지역사회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안산 적십자에서 300만원, 소방서 ‘따뜻한 동행 경기119’ 사랑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적으로 모은 성금 281만원이 전달 되었습니다. 이주민시민연대 사회적협동조합을 주축으로 안산 희망재단에서 2500만원의 성금 전달, 가해차량 보험금 1500만원까지 합쳐서 총 4500여만원이라는 기적같은 액수가 조성되었습니다.
어쩌면 절망으로 끝날 뻔했던 이야기는, 위고를 시작으로 기적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실 줄 몰랐어요” 현민이의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감사와 놀라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치료 후, 일상생활을 회복한 현민이] 법무부의 '2024 외국인 정책 통계 연보'에 따르면, 국내에는 8만 5천 명의 고려인 동포가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70%가 언어와 제도의 장벽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우리가 치료비를 못 낼거라고 의심하는 눈길이 느껴졌어요. 하지만 위고 지원을 통해 병원에서도 믿고 치료를 해주셨습니다.
고려인들은 어려움을 잘 이야기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구나” 한국 사회의 보살핌에 진심으로 감동한 현민이 가족은 귀화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민이의 회복 뒤에는 수많은 손길이 있었습니다. 그 손길의 출발점에는 SOS 위고의 첫 응답이 있었습니다.
SOS위고는 누군가의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에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한사람의 위기는 모두의 관심으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작은 물방울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현민이는 계속 치료를 받으며 꾸준히 회복하고 있습니다. 뛰지는 못해도 보조 기구 없이 짧은 거리를 걸을 수 있을 수 있고, 사고 외상 후 스트레스도 점점 호전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9월에는 철심 제거 수술을 하고 재활 치료를 병행할 예정입니다.
[현민이 엄마가 보내주신 감사편지] 현민이의 꿈은 고고학자입니다.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8살 현민이는 말했습니다.
“저도 나중에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SOS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적의 시작 SOS 위고가 나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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