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뒤에 숨은 따뜻한 철학: 피자먹다 김철민 대표의 나눔경영학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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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뒤에 숨은 따뜻한 철학: 

피자먹다 김철민 대표의 나눔경영학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취약계층이 존재한다. 

취약계층 문제에 관심을 갖고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선진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취약계층 지원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위기가정, 가정밖청소년, 자립준비청년 등 

일명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이에 민간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은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과의 연중 기획을 통해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의 실태와 문제점,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을 위한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피자이노베이션 피자먹다 김철민 대표. ㈜피자이노베이션

 

"피자는 여러 명이 모여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먹는 음식이다."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이 상식에 

도전장을 던진 사람이 있다. 

바로 ㈜피자이노베이션 피자먹다의 김철민 대표다. 

 

2021년 론칭한 피자먹다는 

세계 최초로 길쭉한 사각형 형태의 1인 피자를 선보이며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한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핫도그 형 피자,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구성.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피자를 먼슬리 푸드(Monthly Food)에서 

위클리 푸드(Weekly Food)로 바꾸고 싶었어요. 

햄버거처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먹는 음식, 

김밥 대신 찾을 수 있는 일상식으로 만들고 싶었죠.”

 

그로부터 4년, 피자먹다는 국내 120개 매장을 돌파했고, 

7개국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 성공 뒤에는 단순한 제품 혁신을 넘어선 

김 대표의 깊은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진정한 혁신은 외형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가치와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믿음이다.

 

 

실패에서 배운 진짜 나눔의 의미

김철민 대표의 창업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9년, 국내 최초 화덕피자 브랜드 ‘피자팩토리’를 

40개 매장까지 키웠지만, 

외식 관련 IT 플랫폼 사업의 실패로 모든 것을 잃었다. 

그가 가장 아팠던 순간은 사업의 실패보다

후원하던 아이들과의 인연을 끊어야 했던 때였다.

 

“사업 초기부터 ‘1만 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3~4명씩 후원하다가 

피자팩토리 시절엔 본사와 지점이 힘을 모아

최대 90명까지 후원했죠.”

 

하지만 회사가 어려워지자, 딜레마에 빠졌다. 

직원 월급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매달 수백만 원의 후원금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직원들에겐 미안하면서도, 

아이들 후원은 끝까지 지키려고 버텼어요. 

그런데 그게 모순이었죠. 

내 가까운 사람들이 이렇게 힘든데, 

저 멀리 있는 누군가를 돕는 게 

과연 진짜 나눔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더 어려워진 상황에 후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정은 누구보다 김 대표에게 큰 상처였다. 

그러나 그는 이 경험을 통해 나눔의 우선순위를 새롭게 깨닫게 됐다.

 

“나눔에도 순서가 있다고 생각해요. 

내 주변 사람부터 잘 돌볼 수 있는 마음과 환경을 갖췄을 때, 

더 멀리 있는 이들도 진정성 있게 

오래도록 도울 수 있지 않을까요?”

 

이 통찰은 이후 김 대표가 

지속 가능한 나눔 생태계를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다.

 

'피자 같이먹다' 캠페인: 전략적 사회공헌의 모델

 

 

▲지난 4월 1일 진행된 피자먹다와 이랜드재단의 협약식. 

피자먹다 김철민 대표(우)와 이랜드재단 정영일 대표(좌). 이랜드재단

 

재기에 성공한 김 대표는 

나눔 철학을 보다 체계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랜드재단과 함께 진행 중인

'피자 같이먹다’ 캠페인이다. 

피자먹다는 올해 이랜드재단에 

2천만 원 상당의 피자 상품권을 기부했다. 

그러나 이 캠페인의 가치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선다.

 

‘피자 같이먹다’는 1인 피자를 매개로, 

경제적 여건으로 외식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식사와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함께 먹는 경험’을 통해 

사회적 유대감과 지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캠페인은 이랜드재단의 ‘돕돕 프로젝트’와 연계되어 있다.

‘돕돕 프로젝트’는 “돕는 자를 돕는다”는 취지 아래, 

가정밖청소년, 다문화청소년, 자립준비청년 등 

사각지대 청소년을 지원하는 전문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캠페인의 효과가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정서 회복과 사회적 자립으로까지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또한 이 캠페인은 단순한 ‘좋은 일’에 머무르지 않는다. 

브랜드 이미지와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맹점주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공생적 전략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캠페인에 사용되는 상품권은 100% 본사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주에게 별도의 비용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본사에서 후원한 상품권은 전국 가맹 매장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나눔의 주체는 본사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가맹점주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게 된다. 

청소년에게는 따뜻한 한 끼가, 

가맹점에는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실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공헌이 가맹점과 본사, 수혜자 모두에게 

선순환의 가치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피자 같이먹다’는 전략적 사회공헌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피자먹다와 이랜드재단이 함께 진행한 

‘피자 같이먹다’ 캠페인을 통해 피자를 즐기는 아이들. 이랜드재단

 

 

성공과 함께하는 나눔의 선순환

피자먹다는 현재 2027년까지 국내 500호점, 

해외 20개국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의 개인적 목표는 단출하다.

 

“저는 항상 ‘벌면 나누자’는 마음을 제일 먼저 품고 있어요. 

더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제 가까이에 있는 직원들과 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저 자신은 하늘 보며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제일 큰 행복이라 

다른 욕심은 없어요.”

 

그의 진정성 있는 태도는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고 있다. 

김 대표는 여러 프랜차이즈 대표에게도 

돕돕 프로젝트 참여를 권유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의 제안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들이 

돕돕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다.

 

“운영비로 많은 금액을 쓰는 단체도 있지만, 

이랜드재단은 회사가 운영비를 부담하고 

기부금 100%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에게 가잖아요. 

이런 좋은 곳은 널리 알려야죠.”

 


나눔으로 완성된 혁신

김철민 대표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오늘날 기업가 정신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 

피자의 형태를 바꿔 업계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킨 그는 

무엇보다도 ‘벌면 나누자’는 철학을 실천하며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온 점에서 

진짜 혁신을 이뤄냈다.

 

김 대표는 나눔이 특정 계층만의 사명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선택지임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길쭉한 피자 한 조각에 담긴 작지만 진심 어린 실천이 

더 많은 기업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 울림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따뜻하게 변화시켜 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