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를 브랜드의 뿌리로 삼다 – 스킨스터디의 느리지만 단단한 길
[연중기획]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과 함께하는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지원 프로젝트 (17)'착한 기업'-스킨스터디 선윤희 대표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취약계층이 존재한다. 취약계층 문제에 관심을 갖고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선진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취약계층 지원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위기가정, 가정밖청소년, 자립준비청년 등 일명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이에 민간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은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과의 연중 기획을 통해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의 실태와 문제점,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을 위한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스킨스터디 선윤희 대표 서울 강서구 마곡의 한 오피스 건물. 조용한 복도를 지나 도착한 작은 사무실 문에는 ‘스킨스터디(SKIN STUDY)’라는 로고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꾸밈없고 정직한 그 이름처럼, 내부에는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기부 감사패와 정성스레 진열된 제품들이 이 공간의 방향을 말해준다. 이곳에서 스킨스터디의 선윤희 대표를 만났다. 제품보다 사람, 판매보다 마음 “스킨스터디는 건강한 피부를 위해 연구하는 집단이자, 세상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실천의 팀이에요. 좋은 피부는 결과일 뿐, 본질은 ‘어떤 마음으로 사람에게 다가가는가’에 있죠.” 선 대표는 브랜드보다 먼저 사람을 이야기한다. 스킨스터디는 그동안 노인협회,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선크림 등을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해 왔다. 거창한 전략이 아닌, 그녀 개인의 작은 ‘불편함’에서 비롯된 실천이다. “아동양육시설 출신 친구가 자립 지원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헤매기도 하고, 믿었던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돈을 잃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어요. ‘주변에 의지할 만한 어른 없이 혼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헤쳐 나가야 하는 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도움은 뭘까?’라는 고민이 시작이었죠.” 이 질문은 단순한 공감이 아니라, 방향이 되었다. 스킨스터디는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움을 고민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스킨케어’를 선택했다. 피부를 돌보는 것처럼, 누군가의 삶을 섬세하게 보살피는 방식이었다.
기부는 마케팅이 아닌 브랜드의 뿌리
스킨스터디는 꾸준한 ‘스킨케어’ 제품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자립준비청년,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여성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면접복과 화장품을 지원하는 이랜드재단의 ‘굿럭굿잡’ 캠페인은 스킨스터디가 참여하는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굿럭굿잡’ 캠페인에 참여한 청년들은 스킨스터디에 감사 편지를 전하기도 했다. “저희 화장품 중에 살짝 빛나는 병에 담긴 앰플이 있거든요. 단순히 화장품 하나를 받는 게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을 받는 느낌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나중에 자립준비청년들이 보내준 편지와 사진을 보며 제 마음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너무 뿌듯했고, 딸에게 보여주면서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스킨스터디가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들 국경을 넘어, 마음을 전하다 스킨스터디의 나눔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아동�청소년에게 선크림과 마스크팩을 기부하기도 하고,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아동 수학 교육 행사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활동의 중심에는 선 대표의 오랜 파트너, 최성원 전무가 있다. 교육 비영리단체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그는 선 대표가 놓친 부분을 메우고 함께 비전을 구체화해 가는 동반자다. “기부도, 교육도 혼자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에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어야 지속 가능하죠. 최 전무님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긴 어려웠을 거예요.”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K-뷰티 시장은 지금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많은 브랜드가 대규모 박람회와 마케팅으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스킨스터디는 속도를 좇지 않는다. “박람회 참가비로 한 번 더 기부할 수 있다면, 그게 더 가치 있다고 생각했어요. 빠르게 알려지는 것보다 오래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이 철학은 제품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마씨 추출물을 기반으로 한 안티에이징 라인, 강한 자외선을 고려한 선스크린, 트리플 콜라겐 크림 등 모든 제품은 ‘내가 쓰고 싶은가’를 기준으로 개발됐다.
“기부 제품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정말 쓰고 싶은 제품을 드리는 거예요. 그 진심이 전달돼야 진짜 도움이 되니까요.” 선윤희 대표는 기부를 선택이라 말하지 않는다.
“이건 저희 브랜드가 살아가는 방식이에요.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자세죠. 좋은 기술로 만들어서 수출을 통해 돈을 벌고, 국내에선 기부활동에 전념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스킨스터디 최성원 전무(맨 왼쪽), 선윤희 대표(가운데)가 이랜드재단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면 마지막으로, 기업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 선 대표는 망설이지 않고 말한다. “우리 제품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밝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그런 하루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겠죠.”
스킨스터디는 성분만큼 투명한 마음으로 오늘도 누군가의 피부와 삶을 함께 돌본다. 그 바르고 꾸준한 걸음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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