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취약계층이 존재한다.
취약계층 문제에 관심을 갖고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선진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취약계층 지원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위기가정, 가정밖청소년, 자립준비청년 등
일명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이에 민간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은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과의 연중 기획을 통해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의 실태와 문제점,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을 위한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희망커뮤니티를 통해 위기 청소년들을 돌보는 김기헌 대표
안산의 한 빌라촌, 작은 사무실 안에선
휴대전화 벨소리가 하루에도 수차례 울린다.
발신자는 대부분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이다.
가정 밖 청소년을 돌보는 비영리단체 ‘희망커뮤니티’를 이끄는
김기헌 대표는 시간과 상황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의 전화를 받는다.
밤이든 새벽이든, 반가움보다는 절박함이 먼저 느껴지는 전화다.
15년 넘는 세월 동안 김 대표는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과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되어주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리는 전화.
그의 하루는 가정 밖 아이들의 삶과 함께 흘러간다.
“제가 매주 소년원을 찾아가 봉사하고 강의를 하는데,
소년원에서 나온 아이들 중 10~20% 정도의 아이들은
나중에 꼭 저를 찾습니다.
대부분은 갈 곳도, 기댈 어른도 없는 친구들이죠.
그런 아이들에게 믿을 수 있는 어른,
든든한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의 말은 단순한 동정심이 아니다.
같은 상처를 경험한 이로서의 깊은 공감이다.
김기헌 대표 자신 역시, 가정 밖 청소년으로
거리에서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상처가 치유의 원동력이 되다
김 대표의 청소년기는 평탄하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그는 집을 나와 거리에서 생활하다 소년원에 수감됐다.
그곳에서 인생을 바꾸는 만남이 있었다.
소년원 기독교 집회에서 만난 전길순 씨.
“아버지도 저에게 무관심했는데, 전길순 어머님은
소년원에서 나오는 날 ‘같이 살자’고 집을 내어주셨어요.
혈연도 아니고, 아무런 대가도 없이 저를 받아주셨죠.”
그녀는 김 대표에게 ‘진짜 어머니’가 되어주었다.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고, 따뜻한 말과 행동으로 김 대표를 품었다.
이때 받은 사랑이 씨앗이 되어 그는 결심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
2019년, 김 대표는 ‘희망커뮤니티’를 설립했다.
소년원에서 퇴소한 후 돌아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5명의 아이에게 집을 연결해 주고,
그보다 훨씬 많은 청소년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진로를 함께 설계해 왔다.
그의 활동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매주 한 번 이상 아이들과 만나 밥을 먹고,
학원비와 주거비를 지원하며,
아르바이트까지 연계해 자립을 돕는다.
청소년 씨름단도 운영하며 건강한 취미와 성취감을 심어준다.
소년원, 그룹홈, 보육원 등을 찾아가 아이들을 위로하고,
붕어빵 봉사를 통해 전국 곳곳에서 위기청소년들을 만나며,
심지어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헌 옷을 모아 보내는
그의 헌신은 국경과 영역을 넘나든다.
▲소년원에서 강의를 하고 붕어빵 봉사를 하는 김기헌 대표
가족의 희생 위에 세워진 사랑
김기헌 대표의 활동 뒤에는 가족의 묵묵한 희생과 지지가 있다.
아내는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년보호처분 청소년과 3년 넘게 함께 살며 엄마의 역할까지 해냈다.
명절엔 음식을 해주고, 아이가 아프면 죽을 쑤어 주며 진심으로 돌봤다.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살며 매일 아침밥을 챙겨주고,
집안일부터 빨래까지 도맡아 했어요.
아내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헌신은 가족만의 고통도 동반했다.
10살 아들은 학원이나 캠핑, 여행을 꿈꿨지만,
현실적으로 한 번도 함께한 적이 없다.
가족 여행은 그저 바람일 뿐이었다.
“어떤 아이는 술에 취해 집 문을 부수고 난동을 피운 적도 있어요.
제 아들 학교까지 찾아와 괴롭힌 일도 있었고요.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죠.”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독교 신앙을 붙들고, 아이들이 사랑을 통해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버텨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이제는 결혼도 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그는 비로소 보람을 느낀다.
사랑이 사랑을 낳는 선순환
김기헌 대표의 활동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도움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돌본 아이 중 많은 수가
현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일부는 다시 위기 청소년들을 돕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받은 사랑이 또 다른 사랑으로 흘러가는
아름다운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도 김 대표는 안산과 시흥 일대의 가정 밖 청소년,
보호처분 청소년들을 만나며 멘토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방과후 체육 교사, 출장 세차, 겨울철 붕어빵 장사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오롯이 아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믿어주는 어른이 있다면,
아이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김기헌 대표의 철학이 이 한마디에 응축돼 있다.
그는 화려한 성공이 아닌, ‘한 사람의 회복’을 목표로 움직인다.
그 조용한 헌신은 결국 우리 사회의 따뜻한 온기를 지켜내는 힘이 된다.
이랜드재단과의 특별한 만남, '히어로 포레스트'
김기헌 대표의 오랜 헌신을 지켜본 이랜드재단은
그를 '히어로 포레스트' 대상자로 선정했다.
히어로 포레스트는 이랜드재단과 이랜드파크가
협력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 사회를 위해 묵묵히 헌신해 온 사회 공로자들에게
가족여행을 통한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김 대표 가족은 경주 켄싱턴리조트에서 생애 첫 가족여행을 보냈다.
이랜드파크는 숙박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랜드재단은 교통비와 선물, 조식과 석식까지 꼼꼼히 지원했다.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여행을 간 게 꿈만 같다'고
말할 때 눈물이 났어요. 이랜드의 배려는
우리 가족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위로였습니다.“
▲히어로 포레스트 가족 여행을 떠난 김기헌 대표 가족
이랜드재단은 앞으로도 김 대표와 같은 ‘숨은 영웅’들을 응원하고자
‘히어로 포레스트’ 프로그램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 사회가 더욱더 나은 사회, 따뜻한 사회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숨은 공로자를 추천해 주십시오.
‘히어로 포레스트’ 추천 이메일 elandfoundati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