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잃고, 가족을 만나다 낯선 한국에서 혼자였던 엄마, 다시 걸어갑니다 너무 이른 이별, 낯선 땅에 남겨지다
하나(가명) 양은 스무 살 초반, 동남아시아에서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왔습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때 하나 양은 겨우 20대 초반이었습니다. 혼자 남은 하나 양은 당시 6살이던 딸과 함께 낯선 땅 한국에서 삶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언어도 익숙하지 않고, 친구도 없는 현실 속에서 하나 양은 외롭고 무력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남편이 없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며 보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고, 마음 둘 곳조차 없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새로운 가족이 되어준 교회와 멘토
하나 양에게 변화의 숨결이 되어준 것은 한 사람의 작은 동행이었습니다.
하나 양은 이랜드재단의 '돕돕 프로젝트'를 통해 멘토링과 필요할 때마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돕돕프로젝트’는 ‘돕는 자를 돕는다’는 의미로, 가정 밖 청소년, 다문화 청소년, 자립 준비 청년 등 사회의 관심 밖에 놓인 다음 세대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전문 단체를 돕는 협력 파트너 사업입니다.
멘토는 병원, 관공서, 부동산 등 언어 장벽이 있는 상황에서 하나 양의 손을 붙잡고 함께 다녀주었고, 어린 딸과 놀아주며 정서적인 돌봄도 함께해주었습니다. 멘토는 하나 양에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교회가 남편이 되고, 이 공동체가 진짜 가족이에요.”
▲ 하나 양의 딸이 인형을 보고 가족이라며 보내준 사진
혼자가 아닌 오늘, 그리고 나아갈 내일
이후 하나 양은 자활근로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볼펜을 만드는 작업을 배우다가, 최근에는 마트에서 일했고, 지금은 병원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딸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병원에 출근하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속에는 이전과는 다른 자신감과 안정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어도 조금씩 늘었고, 직장에서 한국인 친구들과 관계를 쌓으며 조금씩 사회적 지지망도 형성되었습니다.
하나 양은 요즘 한국어 수업도 듣고, 조금 더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위한 준비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소망은, 본국에 있는 가족을 한국으로 데려와 함께 사는 것입니다.
가족을 잃고 외로움 속에 살아가던 하나 양은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삶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그 속에는 누군가의 손을 붙잡고 한 걸음씩 내딛는 진짜 회복의 여정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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