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천천히 피어나는 중입니다 말 대신 버티던 은둔의 시간, 조금씩 세상으로
아픈 몸과 닫힌 마음, 삶에 균열이 생기던 시절
소연(가명) 양이 초등학생이던 때, 어머니는 암 투병을 시작하셨습니다. 그 병명은 단지 가족의 몸만 아프게 한 것이 아니라 가정 전체를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도 흔들어놓았습니다.
소연 양 역시 이유 없이 자주 쓰러지는 증상을 겪으며 대학병원을 오가며 원인을 찾는 긴 과정을 겪어야 했습니다. 건강은 언제나 불안정했고, 가족의 경제적 사정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 시간 동안 소연 양은 세상과 단절된 듯 지냈습니다. 오랜 시간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며 사회적 관계를 단절했고,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버겁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고,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만이 목표였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관계의 회복, 공동체의 연결
그런 소연 양에게 작은 변화가 시작된 것은 한 명의 멘토를 만나면서부터였습니다. 멘토와의 만남은 닫혀 있던 세상으로의 문을 다시 열게 만든 계기였습니다.
소연 양은 이랜드재단의 '돕돕 프로젝트'를 통해 생필품 지원과 정기 멘토링을 함께 받게 되었습니다.
‘돕돕프로젝트’는 ‘돕는 자를 돕는다’는 의미로, 가정 밖 청소년, 다문화 청소년, 자립 준비 청년 등 사회의 관심 밖에 놓인 다음 세대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전문 단체를 돕는 협력 파트너 사업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이어진 멘토링은 소연 양에게 무리 없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그 안에서 조금씩 신뢰를 회복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생필품 지원은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누군가가 나의 필요를 알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그것이 멘토와의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는 삶
지속적인 멘토링과 공동체의 지지를 통해 소연 양은 서서히 사회성과 생활의 리듬을 회복해갔습니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실습과 인턴까지 마치게 되어 사회복지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현재 소연 양은 아버지의 가게에서 함께 일하며, 취득한 정비사 자격증을 바탕으로 실무를 배우고 있습니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
지금도 소연 양은 건강 문제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유 없는 쓰러짐 증상은 여전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것은 이제는 그 모든 상황을 혼자 견디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 멘토와 공동체 사람들과 함께한 한강 피크닉
멘토와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만나며 신앙, 진로, 생활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관계 속에서 더 깊어지는 신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 라는 생각은 사라졌습니다. 소연 양은 이제, 자신의 속도대로 천천히,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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