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이웃, 소외된 이주민들의 등대가 되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취약계층이 존재한다. 취약계층 문제에 관심을 갖고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선진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취약계층 지원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위기가정, 가정밖청소년, 자립준비청년 등 일명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이에 민간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은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랜드재단,이랜드복지재단과의 연중 기획을 통해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의 실태와 문제점, '신(新)사각지대' 취약계층 발굴과 지원을 위한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선한이웃' 강희숙 센터장. 이랜드재단
한국 사회의 가장 낮은 곳,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과 난민, 다문화 가정. 그 곁을 묵묵히 지켜온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선한이웃’의 강희숙 센터장이다. 그녀는 단순한 도움이 아닌 ‘함께’라는 언어로, 일시적 후원이 아닌 ‘삶의 동행’으로 이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감싸안아 왔다.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는 외국인 싱글맘들은 이 사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그림자처럼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엄마고,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에요. 저는 그저 그 곁에서 잊힌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습니다.”
사각지대에서 움튼 사명, 사소한 만남이 만든 사역의 시작
강희숙 센터장의 여정은 우연처럼 시작되었지만, 그 안에는 필연이 숨어있었다. 신학대학을 졸업한 후 안산이주민센터와 한국다문화학교에서 보낸 5년의 세월은 그녀의 영혼을 뒤흔든 각성의 순간들이었다.
교실 구석에서 말없이 웅크린 아이들, 남편의 그림자 없이 세 아이를 키우며 세상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엄마들, 어디서도 손길을 내밀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가족들의 고독한 싸움을 바라보며, 그녀는 마침내 그들의 편에 서기로 결심했다.
그 후 기존의 사역을 정리하고, 같은 마음을 품은 남편과 함께 '선한이웃'이라는 작은 등불을 밝혔다. 국외에서는 어려운 환경 속 선교사들을 지원하고, 국내에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그늘진 구석, 난민과 이주민 가정들의 벗이 되기로 했다. 물질적 가난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사회적 외면과 고립이라는 진실을 그녀는 그들의 삶을 통해 배웠다.
▲난민 여성, 아프리카 싱글맘들과 모임을 갖고 노래를 가르치는 강희숙 센터장. 이랜드재단
도움이 아닌 동행으로, 함께 살아가는 삶
선한이웃의 활동은 단순한 '지원'의 차원을 넘어선다. 한국어를 가르치고, 복잡한 법률과 의료 문제를 해결해 주며, 필요한 물품을 나누는 것을 넘어, 이들이 한국 사회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자신의 힘으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는 '생명의 동행'이다.
매년 5천만 원 이상의 식품, 생리대, 의류, 가방 등이 300여 가정과 각지의 교회, 현장 기관으로 흘러 들어가며, 물질적 나눔을 넘어 마음과 마음을 잇는 따뜻한 정서적 유대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가 가장 깊은 애정을 쏟는 이들은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프리카 출신 싱글맘들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꿈꿀 수 없고, 아플 때 병원 문턱조차 넘기 어려운 이들에게 강 센터장은 온기 가득한 한국어 교실을 열고,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함께하며,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소중한 숨결의 순간들을 선물한다.
때로는 기증받은 따끈한 치킨을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서툰 발음으로 부르는 소박한 노래를 함께 부르며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간다.
작은 기적의 씨앗, 방글라데시 가족의 이야기
지난 15년의 여정 중에서 그녀의 가슴에 가장 깊은 울림을 남긴 가정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한 가족이다.
쉼터에서 퇴소 통보를 받고 차가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던 그 가족에게 그녀는 직접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여기저기서 중고 가전제품을 모아 따스한 생활의 공간을 일궈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동행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학교조차 다니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던 아이들을 위해 강 센터장은 한 아이를 중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녔다.
그 끈질긴 노력 끝에 두 자매는 중고등학교를 당당히 졸업했고, 비록 비자 문제로 한국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믿기 힘든 기적이 일어났다. 큰아이가 우리나라의 한 명문대학에 장학생으로 당당히 합격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열매도 맺어졌다. 방글라데시로 돌아간 그 가족은 자신들의 작은 마당에서 이웃들과 함께 예배드리기 시작했고, 이 소식을 접한 강 센터장은 국내의 한 교회와 연결하여 현지에 작은 교회를 세우는 데 힘을 보탰다.
한 가정을 통해 세워진 교회는 이제 세 곳으로 늘어났다. 한때 도움이 필요했던 작은 가정이 이제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으로, 더 나아가 지역 사회 희망의 불씨로 단단히 뿌리내린 것이다.
해당 사례는 한 사람의 진실된 사랑과 헌신이 얼마나 멀리, 그리고 깊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방글라데시 교회 성전 건축 감사예배 및 빈민촌 우산 배부. 이랜드재단
이랜드재단과의 만남, '히어로 포레스트'의 치유
강희숙 센터장의 묵묵한 헌신과 노력을 오랫동안 지켜본 이랜드재단은 그녀를 '히어로 포레스트'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 공익을 위해 자신을 내어준 숨은 영웅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정한 쉼과 회복의 시간을 선물한다.
강 센터장의 가족은 제주 켄싱턴리조트에서 3박 4일간 머물며, 장엄한 성산일출봉과 푸른 바다가 품은 우도, 화려한 꽃들이 춤추는 카멜리아 힐 등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렸다.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때로는 지치고 무너질 것 같은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곁에 있어 준 가족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고,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 한번 일어설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 여행은 끊임없이 남을 위해 달려온 그녀의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고, 가족의 끈을 더욱 단단히 묶어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에너지를 선물 받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와도 절대 쓰러지지 않을 핵연료 같은 에너지를 가슴 깊이 채워 넣은 느낌입니다.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는 삶이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운지 다시 한번 가슴 깊이 깨달았습니다."
이랜드재단의 '히어로 포레스트'는 강 센터장과 같은 숨은 영웅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세상의 화려한 조명 밖에서 묵묵히 어둠을 밝히는 이들에게 진정한 쉼을 선물하고, 다시 걸어갈 힘을 북돋아 주는 이 작은 배려는 때로는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다시 쓰는 놀라운 에너지가 된다.
우리 사회가 더욱더 나은 사회, 따뜻한 사회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숨은 공로자를 추천해 주십시오.
‘히어로 포레스트’ 추천 이메일 elandfoundati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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