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피어나는 이름 – 불안정한 경계 너머에서 길을 찾은 예린 양의 이야기
예린(가명) 양은 북한 출신 어머니와 중국 국적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제3국 출생자입니다. 중국에서 태어나 중학생이 되던 해, 혼자 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그곳은 언어도, 문화도, 모든 것이 낯선 땅이었습니다.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예린 양은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알아듣기 힘든 말들, 설명할 수 없는 신분, 그 속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우며 버텨야 했습니다. “내가 잘못된 게 아니구나” – 마음의 경계를 허물어준 도움의 손길 그렇게 외롭고 모호한 경계선 위에서 살아가던 예린 양은 수험생 시절, 한 멘토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만남은 그녀의 삶에 조용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예린 양은 멘토를 통해 이랜드재단을 만났습니다. 이랜드재단의 "돕돕 프로젝트"를 통해 멘토링과 생계비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원받은 생계비로 당장 필요했던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 지원금으로 구매한 식료품으로 요리한 닭발과 주먹밥 또한 멘토는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었고, “무엇을 하든 우리는 선교사로 살아간다”는 말을 통해 삶의 목적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혼란스럽던 정체성은 점차 자리를 잡아갔고 공동체 안에서 마음을 나누며 진짜 ‘소속’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나도 누군가를 잇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린 양은 한국에 정착하는 동안,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친구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체장애가 있는 중국인 자매를 도우며 "이해하는 사람"으로서의 위로를 건넸고, 교회에 나오는 몽골 가정 아이들에게도 언어와 문화의 징검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지금은 북한이탈주민 청소년 학교에서 상담 봉사를 하며 문화 사이의 통역자이자 감정의 전달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 봉사하며 만난 아이에게 해준 그림 심리테스트 “부르심을 향해 걸어가고 있어요” 미디어과를 졸업한 예린 양은 이제 기독교 상담사가 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처음에는 “이 길이 정말 맞을까?” 고민도 많았지만, 이제는 소명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현재 영어학원에 다니며 미국 대학원 입학을 위한 실력을 쌓아가고 있고, 전공을 살려 AI 기반 영상 편집 아르바이트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처럼 신분과 정체성의 경계에 놓인 아이들, 문화의 틈에서 방황하는 이들을 돕는 상담사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작고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피어나는 이름' 예린 양은 여전히 말수가 적고 조용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누구보다 강한 회복의 힘과 따뜻한 책임감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을 숨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품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랜드재단 ‘돕돕 프로젝트’와 따뜻한 공동체의 손을 통해 오늘도 세상 속에서 작지만 확실한 위로의 이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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