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처 위에 피워 올린 새로운 삶 뇌전증, 가정폭력, 화상까지...
시멘트 바닥 위에 피어난 민들레처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순수하고 아름답게 버텨온 오늘의 주인공, 정유빈(26세/가명) 님의 이야기입니다. 정유빈님은 청년 단독 가구로, 20대 초반 갑작스럽게 뇌전증(간질)을 진단받았습니다. 월 10회가량 반복되는 발작 증상으로 인해 사회생활이 매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최근 어렵게 취업했지만, 발작으로 인해 단 2주 만에 퇴사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장애 판정을 받지 못해 정부의 어떤 보조금도 받을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정유빈 님은 23세 이후 가족과 연락을 끊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정유빈님이 가정폭력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 문제로 인해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폭언과 거절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빈님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발작은 늘 그의 일상을 가로막았습니다.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고, 결국 갚지 못한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신체적 고통과 정서적 고립 속에서, 그는 한 차례 자살 시도를 했고 그로 인해 무려 3주간 혼수상태에 빠졌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라면을 끓이던 중 갑자기 발작이 찾아왔습니다. 냄비를 발로 차며 넘어졌고, 우측 종아리와 발목, 발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의사는 피부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천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는 유빈 님에게 너무 큰 부담이었습니다. 신용불량자인 정유빈님은 대출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치료가 끝나더라도 돌아갈 집조차 없었습니다. 보증금은 모두 소진된 상태였고, 화상 사고로 인해 조기 퇴거했기 때문입니다. 기존 거주지를 떠난 뒤 갈 곳이 없었습니다. 정유빈님은 말 그대로 삶의 기반이 모두 무너진 상황이었습니다.

이 절박한 순간, SOS 위고가 정유빈님을 만났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유빈 님을 위해 치료비 500만원과 주거비 280만원을 지원하였습니다. 정유빈님은 경제적인 이유로 피부이식을 받지 못했지만, 스스로 상처를 관리하며 자연치유로 버티고 있습니다. 회복 속도는 느리지만, 현재는 스스로 걷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하였습니다. 지원받은 주거비로 퇴원 후 고시원에 임시 거주하게 되었고,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된 뒤에는 곱창집에서 일하며 점장님의 도움으로 소액의 보증금을 마련해 지금은 원룸에 임시 거주 중입니다. 앞으로는 근로를 통해 보증금을 더 모아 안정적인 주거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조금씩 부채를 갚아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웃바운드 콜센터 계약직으로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하루에 4개의 면접을 볼 정도로 구직에 대한 열정이 크며, 자립에 대한 의지도 매우 강한 청년입니다. 정유빈님은 나이가 어려 기초생활수급자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차상위 계층 신청 대신 근로를 통한 자립을 선택하였습니다. 누구보다도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교회 멘토링을 통해 심리적인 회복도 이뤄가고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와의 관계를 통해 정서적인 지지체계가 생겼고, 단절되었던 가족 관계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정유빈님이 먼저 어머니에게 연락해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지금은 김치와 과일을 주고받을 정도로 관계가 나아졌습니다. SOS위고와 교회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는 정유빈님. 멘토의 생일을 맞아 발을 삔 상태에서도 한 정거장을 걸어 다니며 케이크를 준비해 선물했다고 합니다. 과거의 고립과 무기력에서 벗어나 지금은 더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정유빈님의 감사편지 정유빈 님은 지금, 스스로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절망의 밑바닥에서 도움을 받아, 이제는 다른 이에게 따뜻함을 나누고 싶다는 그 마음이 우리에게 더 큰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SOS위고와 함께 소외된 이웃들에게 힘이 되어주세요.  * 본 사연과 사진은 이랜드복지재단이 사례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SOS위고 문의: 02)264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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